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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조 (케이스 사장)

2011.03.03 03:41

관리자 조회 수:1480

오프라인 학습지 1위 케이스 최병조 사장

고 교생용 학습지 제작업체 케이스의 최병조(45) 사장은 무척 독특한 프로필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 일간스포츠, 현대정유(옛 극동정유), 나우기공, 그리고 케이스. 100명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중견 교육 콘텐츠 기업의 수장이지만 그의 교육 관련 경력은 케이스 전무이사로 입사한 2004년 이후 3년 반이 전부다. 어떤 계기로 교육업에 뛰어들게 됐습니까? 지난 6월 12일 오후, 분당 신도시에 있는 케이스 본사에서 이루어진 최 사장과의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됐다.

공군 장교로 3년 반을 복무하고 제대했는데 학교(연세대 행정학과)에서 취업박람회가 열렸어요. 1988년 7월이었죠. 당시 대개 기업 연봉이 700만~800만원 수준이었는데 신한은행은 1100만원을 준다더군요. 신한은행 다니던 선배를 찾아갔는데 일 좀 더 하고 돈 좀 더 받는 회사래요. 근데 제 귀엔 일 좀 더 하고는 안 들리고 돈 좀 더 받는만 들렸죠(웃음). 그래서 입사했어요.

그러나 환전 등 잡다한 업무와 단돈 1원 때문에 밤을 새는 강행군은 그와 어울리지 않았다. 결국 2년 만에 퇴사. 좀 더 활동적인 일을 찾겠다고 마음먹고 언론사 입사시험을 준비했다. 우여곡절 끝에 일간스포츠 편집기자로 입사했지만 메이저 신문의 취재기자 꿈을 버리지 못해 수습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시 퇴사. 나이 제한에 걸려 결국 기자의 꿈을 접고 들어간 곳이 극동정유였다. 그러나 극동정유가 현대정유에 합병된 후 샐러리맨의 운명을 다시 한 번 느끼고 더 늦기 전에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과감히 사직서를 제출했다. 세 번째 사표였다. 이후 최 사장은 꽤 오랫동안 포스코계열사 포스틸에 철강재를 납품하는 나우기공이라는 회사의 대리점을 운영했다.

교육업과의 인연은 2003년 12월 25일, 뜻밖의 기회로 찾아왔다. 당시 케이스는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자금 압박으로 소유주가 바뀌는 진통을 겪었습니다. 새로 회사를 인수하신 분은 전문경영인을 찾고 있었는데, 새 오너와 친분이 있던 제 지인이 절 추천한 거죠. 케이스의 신임 CEO에게 요구된 조건은 단 두 가지였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냐,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해본 사람이냐. 여러 모로 제가 운이 좋았죠. 좌충우돌 제 경력이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됐으니까요.

교육 쪽에서 일한 경험은 전무했지만 그는 처음부터 자신만만했다. 정유회사에서 일하며 배운 게 있어요.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교육을 잘 모른다지만 피교육자로서 제가 겪은 세월만 해도 십수 년이죠. 어차피 전문가 틈에서 내가 그들보다 잘할 순 없고 조직 내에 갖춰진 전문가를 어떻게 잘 조율하며 이끌어가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도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했고요. 2004년 1월 1일 전무이사로 취임, 회사 내 재정관리 전반을 총괄하던 그는 그 해 12월 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사장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었다. 수익을 못 내는 사업부가 너무 많았어요. 서울 대치동과 부산에 학원만 3개, 온라인사업부와 유·초등사업부까지 있었는데 대부분 한 달만 운영하면 몇십억 원을 눈앞에서 까먹는 상태였죠. 핵심역량에 집중해서 기초체력부터 회복해야겠다 다짐하고 비수익사업 부문을 과감하게 정리했습니다.

145명에 이르던 직원은 84명까지 줄어들었고 교재개발팀과 고객만족팀을 중심으로 조직도 완전히 재편됐다. 덕분에 몇 년간 계속된 적자 행진은 최병조 체제 2차연도인 2005년 흑자로 전환되며 끝을 맺었다. 그는 보다 많은 직원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도 떠나 보낸 직원들에 대한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누가 사장으로 와서 뭐했냐고 물어보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도 했다.

1996년 설립된 케이스는 고교 내신 대비 학습지 종합케이스와 수능 대비 학습지 노스트라다무스 같은 히트상품을 쏟아내며 오프라인 학습지 부문에서 7년째 1위를 지켜오고 있다. 특히 200여명에 이르는 현직 교사로 구성된 집필진이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해 만드는 콘텐츠 개발능력은 업계 최고라는 게 케이스 측 설명이다. 최병조 사장은 기존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논술교재 논술의 법칙, 학습자가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만든 다이어리 스터디 플래너, 온라인 일대일 맞춤형 문제은행 튜토 등 새로운 상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국어·영어·한문 등 중등 교과서도 개발,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6월 과목별 단기 학습지 8주 안에 끝내는 팍팍 시리즈를 출시한 데 이어 9월에는 학습자 수준에 맞는 개별 진단 및 처방이 가능한 주문형 인쇄(POD·Print On Demand)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POD 서비스를 위해 최 사장은 15억원에 이르는 장비를 수입, 파주 인쇄센터에 설치해 놓았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케이스는 매출액 부문에서 메가스터디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메가스터디가 매년 30~50% 고속성장을 거듭해온 것에 비해 케이스를 비롯한 오프라인 학습지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수능시험은 EBS 강의에서 다 나온다는 정부 방침 발표가 가장 큰 치명타였다. 정부 방침에 따라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업계 사정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사장은 요즘도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의 대선 주자들이 교육과 관련해 어떤 공약을 내놓는지 주의해서 살핀다며 그나마 (새 제도가 실현되기까지)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있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매년 엄청난 손실을 입는 다른 업체에 비하면 케이스는 손실 규모가 적은 편이어서 선방하고 있는 셈이라면서도 그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최병조 사장이 생각하고 있는 케이스의 두 축은 자기주도적 학습과 개인별 맞춤학습. 학원이나 과외 등 수동적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문제를 풀어보는 능동적 학습을 통해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전자를 위해 그는 이미 14만권 이상이 팔린 스터디 플래너에 대학생 선배들과 학습법을 공유하는 멘토링 시스템을 결합, 시너지효과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후자를 위해서는 도입단계인 POD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후 자사의 대표적인 오프라인(종합케이스)-온라인(튜토) 콘텐츠를 결합시키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집필진과 직원을 합해 무려 300여명이 좋은 교육 콘텐츠 만들기에 땀과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큰돈 들이지 않고도 우리 교재로 공부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최 사장은 지난 3년 반 동안 즐겁게 일에 미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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