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꿈을 만들고, 나는 꿈을 이루고


산업안전 자동화 獨 필츠社의 필츠 회장

불의의 사고로 남편 세상 뜨고 평범한 주부, 회사를 떠맡다
32년후 산업안전자동화 전세계 50% 차지
탁월했던 남편의 비전 실현하려 주당 60시간 일해

    의지가 있으면 무슨 일이든 가능합니다.

    독일의 산업안전 자동화 전문기업 필츠(Pilz)의 레나테 필츠(Renate Pilz·67·사진) CEO 겸 회장은 기업의 경영 역시 무엇인가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츠 회장이 30여 년 전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기업을 이어받아 스스로를 단련해 가며 기업을 키워 온 고난의 길을 역설적으로 대변한다.

    필츠는 1948년 설립됐다. 독일이 2차대전 패망 직후 산업 부흥을 이뤄가던 때인 동시에 산업안전의 중요성이 처음으로 부각되던 때이기도 했다. 당시 레나테 필츠 회장은 창업주 헤르만 필츠의 아들이자 필츠의 2대 회장이었던 페터 필츠의 아내였다. 두 남매의 어머니로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는 1975년 충격에 휩싸인다. 남편이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것이다. 당시 남편은 사업을 해외시장으로 크게 확대하는 중이어서 그 없이는 경영상태마저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도 홀로 키워야 했다. 그는 남편이 사라진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의지를 키워야 했다.

    전 남편이 가졌던 비전, 즉 필츠를 세계적인 산업안전 자동화 기업으로 키우려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주당 60시간씩 일했습니다. 가정주부가 갑자기 회사를 맡아 경영을 망친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능력 있는 직원을 찾아 팀을 구성하고, 그들과 협의해 전략과 목표를 짜 나갔습니다. 연구개발인력을 늘리고, 회사 성과는 직원들과 나눴습니다.

    노력은 성공적이었다. 30년 전 필츠 직원 수는 170명이었지만 지금은 1200명. 당시엔 해외지사가 4개뿐이었지만 지금은 24개다. 2006년 매출은 1억3800만 유로(약 1718억원), 올해는 1억5000만 유로(약 1868억원)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15년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그는 성공요인을 3가지로 요약했다. 회사 내에 훌륭한 팀들이 많았고, 산업안전 자동화에 대한 남편의 비전이 탁월했어요. 남편의 꿈을 이루려는 제 의지 역시 강했던 것 같습니다.

    그 는 필츠의 산업안전 자동화 시스템이 사용되는 국내 기업으로 GM대우·인천공항·킴벌리클라크를 꼽았다. 인천공항을 예로 들며 인천공항의 수십 Km에 달하는 수화물 운송벨트에 필츠의 안전 시스템이 사용된다며 무단침입 등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해 주기 때문에, 고객들이 걱정 없이 짐을 맡기고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츠 회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CEO로서 일하는 데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여자냐, 남자냐가 아니에요. 역량이 있고 책임감이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다만 독일이 작년부터 기업에서도 유치원 시설을 제공하도록 법으로 장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면서 여성이 육아와 일 중 택일(擇一)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필츠와 산업안전자동화

    필츠는 전 세계 산업안전 자동화 부문 시스템의 약 50%를 공급하고 있다. 산업안전 자동화란, 산업현장에서 벌어지는 각종 위험요소를 각종 센서와 전자 시스템을 통해 미리 파악해 산업재해로 발생하는 인력·시간·비용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작업을 총칭한다. 필츠는 최근 3차원 산업안전 감시카메라인 세이프티아이(safety eye)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공동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