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이 말리야(Vijay Mallya·51) UB그룹 회장

 

스타CEO로 떠오른 인도의 플레이보이

탕아가 회사 말아먹을 것 예상 깨고 유망 분야에 역량 집중
27세 회장 취임 15년만에 계열사 60개로 늘려 승승장구

  • 블룸버그

전 세계에 걸쳐 있는 42채의 호화저택, 250대의 최고급 자동차, 초대형 요트 3척과 보잉 727 전용기….

인 도의 플레이보이 비제이 말리야(Vijay Mallya·51) UB그룹(United Breweries Group) 회장의 삶은 사치와 향락으로 가득 차있다. 그는 골동품 대야에 물을 받아 세수하고 자신의 이니셜을 박아 넣은 명품 의류와 보석들로 몸을 치장한다. 집안 곳곳에는 크리스티와 소더비에서 구매한 피카소와 샤갈의 그림들이 걸려있다.

말리야는 자신이 운영하는 항공사의 전용비행기 안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선상(船上) 정치를 한다. 현직 국회의원인 그는 매년 동료 정치가와 기업인, 여배우와 모델들을 싣고 유럽으로 초호화 요트 여행을 떠난다.

지 난달 16일에도 그의 인디안 엠프리스(Indian Empress)호가 300여 명의 유력인사들을 싣고 프랑스 남부 휴양지 리비에라(Riviera)를 출발했다. 발레리나가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었고, 갑판 위에는 고급 와인과 인도 요리가 흘러 넘쳤다. 승객들은 말리야가 일주일 전 12억 달러에 인수한 스코틀랜드 주류업체 화이트 앤 맥케이(Whyte & Mackay) 위스키를 손에 들고 인수를 축하하는 건배를 들었다. 비즈니스위크지는 UB그룹이 이번 인수를 통해 국제적인 주류 브랜드 기업으로서 한 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보수적인 인도 재계에서 말리야는 오랫동안 못 말리는 탕아로 낙인 찍혀 있었다. 1983년 저명한 기업가였던 아버지 비탈(Vittal) 말리야가 돌연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27세의 나이로 회장에 오른 비제이는 파티를 시작했다. 모델들을 그러 모아 연일 성대한 연회를 열었고, 자동차 경주와 스포츠에 몰두했다. 말리야는 훗날 회사는 노인들로 가득 차 있었고, 나는 자동차와 디스코, 그리고 비행기를 좋아하는 27세의 청년이었다. 일종의 골칫덩어리였던 셈이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인도 재계의 원로들은 핏덩이 회장의 모습에서 말라야 가문의 몰락을 예상했지만, 말리야는 몇 년 뒤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아버지가 물려준 22개 사업체 가운데 6개만 남겨놓고 전부 팔아치웠다. 그는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대거 몰려오는 인도의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다. 탄산음료 등 다국적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주류와 제약 등 성장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가 남긴 6개 업체들은 꾸준히 수익을 내며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제공했고, 유망 사업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의 길을 열어주었다. 그가 회장을 맡은 지 15년 만에 UB그룹은 60개 업체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주력상품인 킹피셔 맥주는 시장 점유율 4위에서 1위로 뛰어올랐다.

말리야의 아버지는 아들을 평범하게 키우려고 노력했었다고 한다.

아 버지는 까다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돈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며 시골 마을로 보내 한 달에 40달러 받는 점원으로 취직시켰어요. 캘커타대 상학과 1학년 때 중간 정도 성적을 받아왔더니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호통을 치셨죠. 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들이 되고 싶었고, 남은 3년간은 공부에 몰두해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말리야의 명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린 것은 2005년 항공산업 진출이었다. 당시 인도 항공산업은 업체들간 저가 출혈경쟁이 이어지며 포화상태였다. 그러나 말리야는 자기 스타일대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기로 했다. 최신형 항공기들을 줄줄이 도입했고, 업계 최초로 국내선 좌석에 영화 모니터를 도입했다. 기내식은 최고급으로 제공했다.

항공사 이름은 킹피셔 에어라인(Kingfisher Airlines). 킹피셔 맥주의 상표와 로고를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다. 주류광고가 금지된 인도 상공에는 KINGFISHER라고 큼지막하게 칠해진 붉은색 항공기 200여 대가 매일 날아다닌다. 킹피셔 에어라인은 올해 말까지 영국과 미국 노선에 취항하고 2010년까지 이용객수를 6000만명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말리야는 자신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킹피셔 에어라인 광고에 등장해 태평성대의 제왕(King of Good Times)인 나처럼 왕의 대접을 받으며 날아보시겠습니까라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CEO이다.

인도 언론들은 또 한 명의 스타 CEO 탄생을 점치고 있다. 영국 런던대 퀸메리(Queen Mary)칼리지에 다니는 말리야의 장남 싯다르타(Sidhartha)가 주인공이다. 그는 작년부터 UB그룹 내 계열사 이사회 4곳에 참석하며 학업과 경영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말리야는 자신이 그랬듯 아들이 유능한 경영자로 성장하기를 바라지만, 일부 언론들은 아버지의 우산 아래서 자란 싯다르타가 아버지를 능가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