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여왕 중국 최고 부호된 비결은?



불과 15~6년전만해도 장 인이라는 중국 출신 여성은 남편과 함께 중고 미니밴을 타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폐지를 수집하고 있었다.
1990년 그녀는 치과의사인 남편과 함께 이렇게 긁어모은 폐지를 중국에 수출하는 회사를 설립했다. 3800달러의 자본금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중국의 만성적인 종이 부족 덕분에 성장을 거듭했다.
약 15년이 지난 후 포브스지는 장 인을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또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자수성가한 여성 가운데서는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베이 최고경영자 멕 휘트만,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도 최소한 돈벌이에 있어서는 그녀보다 하수다.
지난 12월 16일 뉴욕타임스는 중국 군인 집안에서 태어난 한 여성이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제지사업을 통해 중국 5대 부호에 등극한 성공 스토리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장 인은 러시아 국경 부근인 헤이룽장의 군인 가정에서 8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1966년 문화혁명 당시 그녀의 아버지는 반혁명적이라는 죄목으로 투옥된 후 1976년에야 복권됐다. 당시 그녀는 회계사로 일하고 있었다.
중국 경제 개혁 초창기인 1980년대 초, 장 인은 중국에서 가장 개방된 도시였던 선전의 외국계 제지회사에 경리로 취직했다. 그곳에서 5년간 일을 배운 후 그녀는 그 때만해도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으로 이주해 회사를 차렸다.

당시 장의 파트너였던 와이팅은 그녀가 매우 추진력있고 터프하며 직원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법을 알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직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수용하겠다 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실수를 하면 가차 없이 대가를 치르도록 했습니다. 상벌이 분명했죠"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자라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오리혀 남자들이 나를 올려다본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녀는 비좁은 홍콩 시장을 벗어나 1990년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두번째 남편인 리우 칭 청을 만났다. 청은 대만에서 태어나 브라질에서 자랐으며 영어가 유창해 그녀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장 인 부부는 아메리칸 청 남이라는 폐지 공급회사를 설립했다. 중국이 가파른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원료부족에 시달릴 때였다.
아 메리칸 청 남은 중국산 종이가 질이 낮다는 점을 이용해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중국산 종이는 대나무나 벼 줄기를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질이 형편 없기로 유명하다. 장 인 부부는 재빠르게 미국 폐지 공장과 거래를 트고 중국으로 폐지를 실어날랐다.
아메리칸 청 남은 현재 시카고, 캘리포니아의 재활용 공장과 제휴를 맺고 종이를 중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대중 수출량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미국기업 중 하나다.
중국의 종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부부는 1995년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나인 드래곤스를 설립하고 둥관에 폐지 재활용 공장을 세웠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나인 드래곤스는 5300명의 직원을 거느리는 대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매출 10억달러에 순익 1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나 인 드래곤스는 지난해 3월 기업공개를 통해 5억달러를 조달했다. 현재 이 회사의 시가 총액은 50억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 지분의 72%를 보유하고 있는 장 인의 가족은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으로 꼽힌다. 기업공개 덕분에 장 인은 중국 5위의 부호 반열에 올랐다. 장인과 그녀의 남편은 현재 이 회사의 의장과 최고경영자직을 각각 맡고 있다.
나인 드래곤스는 중국 최대 제지업체이며, 전세계적으로도 인터내셔널 페이퍼, 와이어하우저 등 다국적 제지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장 인은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되고 싶다"며 "나인드래곤스를 업계의 리더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나인 드래곤스는 조만간 상하이에 새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전 문가들은 그녀의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 선진국 제지회사들은 공기오염은 덜하지만 가격이 비싼 천연가스를 이용해 종이를 생산하지만 중국업체들은 저렴한 석탄을 이용한다. 여기다 임금도 낮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또 중국제지업체들은 대부분 최신형 기계를 사용하는 반면 선진국 업체들은 1970, 80년대 도입한 기계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BNP 파리바 애널리스트 우는 "미국 기업들이 제지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현재로선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그들은 5~6년 전에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고 잘라 말했다.우는 2008년쯤이면 나인 드래곤스가 세계 최대 제지회사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 인의 별명은 쓰레기의 여왕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 별명에 개의치 않는다. "언젠가는 골판지(컨테이너보드)의 여왕으로 불릴 날이 올 겁니다" 그녀는 지금 골판지로 제작된 컨테이너 박스를 상용화하는 것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