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후 공무원 마인드부터 고쳤다"

세계최대 항공사 에어프랑스 성공신화..스피네타 회장
2년치 기름 미리 구매, 요즘도 배럴당 60弗짜리 사용
흑자 돌아선 재정으로 비행기 교체… 유류비 절감효과




세계 최대(매출액 기준)의 항공사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요즘 배럴당 평균 60달러짜리 기름을 사용 중이다. 작년부터 세계 유가가 폭등해 배럴당 130달러를 훌쩍 넘어섰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장 시릴 스피네타(Spinetta•65•사진) 회장은 2년치 기름 사용량을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사놓는 헤지(위험회피) 거래를 해온 선견지명의 CEO다. 항공사들이 줄도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유가 부담이 덜한 에어프랑스는 올해 10억 유로(약 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7년 취임한 스피네타 회장은 항공업계의 잭 웰치로 통한다. 당시 국영기업이던 에어프랑스는 연례 파업을 일삼고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회사였다. 느리고 불친절한 서비스를 경험한 승객들은 "다시는 에어프랑스를 타지 않겠다"고 다짐할 정도였다.
노동부 장관 출신인 스피네타 회장은 직원들의 공무원 마인드를 뜯어고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직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시장 변화를 파악하라" "경쟁력 있는 회사만이 살아남는다" "우리는 할 수 있다(We can do it!)"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등등의 의식을 불어넣었다.
이와 동시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항공노선을 단순화해 운항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스피네타 회장은 "큰 비행기에 사람을 많이 태워 한 번에 이동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지방도시는 직항 대신 파리를 거쳐 가는 허브(Hub•거점)공항 전략을 택했다.
스피네타 회장은 2004년 에어프랑스 민영화를 주도했다. 당시 50%가 넘던 정부 지분은 현재 17.9%로 떨어졌다. 직원들이 11.3%의 주식을 보유해 주인의식을 갖게 됐다. 또 네덜란드 KLM 항공을 인수하는 데 성공, 세계 최대의 항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적자에 시달리던 재정은 취임 이후 작년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탄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매년 10억 유로(1조6000억원)를 투자해 비행기를 신형으로 교체하고 있다. 스피네타 회장은 "20년 된 낡은 비행기 한 대를 새 비행기로 교체하면 연간 300억원의 유류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의 엘리트 관료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으로 교육부 국장, 노동부 장관 등을 거쳤다. 최고 영예로 꼽히는 레지옹도뇌르 훈장, 국가공로훈장을 받았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