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대 한인기업 이끄는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

30개 계열사에 연매출 8억달러… 현지 제지시장의 80% 장악

빽빽한 밀림으로 가득찬 인도네시아… 이 광활한 인도네시아 밀림의 주인공이 바로 승은호 코린도그룹 회장이다. 그는 이 정글을 무대로 회사를 일으켜 30개 계열사, 연매출 8억달러의 인도네시아 대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목 재회사에서 출발해 제지, 리스, 건설, 물류 등으로 꿈을 넓혀갔다. 해외에서 가장 성공한 동포기업인 중 한명인 승 회장은 어떻게 그 먼 정글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게 됐을까. 서울고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승 회장은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기 위해 지난 69년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부친 승상배 씨는 50년대 목재회사 동화기업을 세워 돈을 벌었다. 승 회장은 인도네시아에 새로 설립한 현지회사를 총괄했다.
그러나 75년 당시 정치권과의 마찰로 아버지 회사는 부도를 맞게 됐다. 덩달아 승 회장도 오갈 곳 없는 신세가 됐다. 이름만 창업주 2세지 돈 한푼 없는 빈털터리였다. 빈손이었지만 가업인 목재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백방으로 뛰던 그에게 노력만큼의 행운이 따랐다. 우연찮게 손이 닿은 일본기업으로부터 원목 제공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받게 됐다.
편안 한 사무실을 벗어나 벌채를 위해 정글을 헤치고 다녔다. 코린도그룹은 그렇게 탄생했다. 한상 특유의 성실함으로 현지화에 성공한 그는 79년 원목에서 합판생산으로 전환했다. 밀림을 개발해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코린도 타운을 만들었다.
그의 주력 사업은 현지 고용창출과 수출신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지공장의 경우 현지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승 회장이 공급을 중단하면 현지 신문들 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다. 금융ㆍ물류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번듯한 대기업이 별로 없는 이곳에 코린도는 현지에서도 손꼽히는 기업체가 됐다.
코린도가 인도네시아 경제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도 무리는 아니다. 성공한 동포기업인으로 뿐만 아니라 승 회장은 동생과 함께 형제 기업인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승 회장의 동생인 승명호 동화기업 사장은 국내에서 사양산업으로 불리던 목재 산업을 온돌마루, 시스템창호 등을 생산하는 인테리어업체로 발전시켰다. 각각 인도네시아와 한국에서 최고의 목재업체를 키워낸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0 년에는 형제가 공동으로 법정관리중이던 대성목재를 인수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30여 년의 해외생활 때문인지 승 회장의 고국사랑은 유별나다. 코린도라는 사명도 코리아와 인도네시아를 합친 것이다. 그는 사업에 필요한 각종 원ㆍ부자재를 전량 한국에서 들여온다. 합판공장을 위한 각종 부자재, 제지공장에 쓰이는 화학품, 컨테이너 생산을 위한 철 등 반 드시 한국산을 고집한다. 한창 많을 때는 연 1억달러를 한국에서 조달했다고 한다. 덕분에 96년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대통령표창과 함께 수출의 탑을 받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맏형으로 통한다. 해외 한인학교 중 최대 규모를 자랑 하는 인도네시아 한국학교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고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물론 10년째 인도네시아 한인회장을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