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구글’과 MRI를 통해 세계 곳곳의 방대한 공간과 신체 곳곳의 세밀한 내부를 동시에 엿볼 수 있다. 그러나 구글과 MRI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단코 볼 수 없는 영역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관리와 대인관계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를 굴리면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에게 사람의 마음을 읽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창순 대인관계클리닉 원장은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 분야”(버즈 올드린)로 불리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강연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서 양 원장은 인간 욕구의 5가지 체계를 소개했다. 심리학자 마슬로우가 주창한 이 분류법에 따르면, 인간은 (1)의식주 (2)안전 (3)사랑과 인정 (4)자기실현 (5)영성의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욕구의 수준을 한 단계씩 높여 나간다. 흥미로운 것은 상위의 욕구가 충족되면 하위의 욕구는 조금 부족해도 참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영성(靈性)이라는 최고의 단계까지 도달할 수는 없다. 도리어 인간사회에서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심리는 3단계인 사랑과 인정이다. ‘나르시시즘’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을 나는 ‘우리 정신의 밥심’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내가 가장 옳고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자기애, 자기사랑 등의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놀랍게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Ego Centricity) 이 심리적 욕구를 통해 인간은 창의성을 발휘한다. 나르시시즘은 ‘세상에는 똑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와 ‘내가 없으면 내 세상도 없다’고 선언하고 있다.”

실제로 ‘누가 천당에 갈 수 있나?’라는 질문을 던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나”라고 답했다고 한다. 따라서 나르시시즘은 지구상에 60억개의 개성적인 세상을 존재하게 만든 당사자인 셈이다. 양 원장은 이것을 조직의 관리나 경영에 활용할 경우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요즘 젊은이들은 공개적으로 ‘나와 같은 사람도 싫고 나와 다른 사람도 싫다’고 말한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 이 ‘only one=나’의 심리를 정확히 읽어내고 광고를 만든다면 더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라 감정의 동물이다’라는 새로운 차원의 명제도 있다. 실제로 바로 그런 속성을 냉철하게 읽어내고 ‘감성경영’을 실천했던 어떤 기업은 보통 기업의 3배나 되는 네트워크 파워를 창출했다. 싸이월드와 블로그도 나르시시즘의 마케팅 적용의 성공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우리는 살인사건의 34%가 사소한 대화 중에 일어난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작은 일에 분노하는 인간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조직 관리나 기업 경영에서 실패의 쓴잔을 마실 수도 있다.”

이어서 양 원장은 ‘성공하는 마음경영 리더십’의 3계명을 소개했는데, (1)최적 나르시시즘 갖기 (2)스페셜 유(Special You)의 법칙 활용 (3)분노 다스리기 등이 바로 그것이었다. 지면관계상 여기서는 스페셜 유의 법칙 활용에 대한 설명만 들어보기로 하자.

“스페셜 유의 법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과 경청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적이다. 내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 상대방도 내게 신뢰를 보여준다. 나 역시 나를 믿어주는 사람에게는 그 믿음에 화답하기 위해 애쓰게 된다. 어떻게든 믿을 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 단점만 보고 그것만 들추어내는 사람 앞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주눅이 들거나 분노 때문에 상대방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인관계에서 남들로부터 격려와 지지를 받으려면 먼저 상대방을 칭찬하고 격려하고 지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1865년 4월 14일 암살당한 링컨의 주머니에는 자신을 칭찬한 신문 기사 조각이 들어 있었다는 일화는 그래서 더욱 시사적이다.”

마지막으로 양 원장은 “모든 문제는 결국에 나르시시즘으로 귀착한다”면서 “나르시시즘은 인간 심리의 핵을 이루고 있으면서 우리를 자기중심적인 존재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인정받으면 ‘순한 양’이 되기도 하고 인정받지 못하면 ‘거친 하이에나’가 되기도 한다”는 명상적 발언도 덧붙였다.

“따라서 인간관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르시시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내가 나르시스틱한 존재이듯이 상대방도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사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스티븐 킹이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라고 해서 남에게도 소중히 여기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한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한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면, 앞으로 우리는 대인관계를 맺으면서 상대방에게 변화를 강요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상대방이 스스로 변화하겠다고 결심하고 실천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수용(Acceptance)이야말로 인간관계에서 꼭 필요한 비타민이다.”

양창순 원장
▲ 연세대 의대 졸업
▲ 연세대 의학 석·박사
▲ 연세의료원 정신과 전공의, 연구강사
▲ 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 과장, 부원장
▲ 미 HARBOR-UCLA병원 정신과 방문교수
▲ 연세대 의과대학 정신과 외래교수
▲ 한양대 의과대학 정신과 외래교수
▲ 양창순신경정신과 원장 겸 대인관계클리닉 원장
저서: 이젠 부모 노릇 신나게 합시다, 표현하는 여자가 아름답다,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당신 자신이 되라, 인간관계에서 진실한 마음을 얻는 법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