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서 나온 한 보고서인데 이 보고서는 세상을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눈다. 최대만족을 추구하는 Maximizer와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고 사는 Satisfier.

만족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Maximizer는 항상 [더 많이] [더 높이]를 추구한다. 직장도 제일 좋아야 하고, 가장 일을 잘한다는 인정을 받아야 하고, 남보다 월급도 더 많이 받아야 한다. 당연히 성취도도 높고 성공할 가능성도 많다. 하지만 자신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이 옆에 있는 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한, Maximizer는 항상 만족하지 못한다. 그래서 쉽게 행복해질 수가 없다. 우울증 환자들 중에 바로 이 Maximizer형(型) 인간들이 많다고 한다.

반면 Satisfier는 [이 정도면 됐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실업자들이 넘쳐나는데… 그래도 나는 안정된 직장이 있잖아] [조그만 아파트지만 그래도 내 집 한 채 있으니 걱정없어] 이런 식으로 생각해서 마음이 편하다면 당신은 Satisfier다. 이들은 현실에 자족하기 때문에 변화나 상승의지가 약하다. 상대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본인이 이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점이다.

세상은 참 공평하다. Maximizer는 많이 이뤄도 불행하고, Satisfier는 행복하지만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한국인들 중 대체로 Maximizer가 많고, 미국인들 중에 Satisfier 형(型)이 많다고 한다. 한국인은 한창 잘 나가고 있는데도 그것으로 부족해서 박사학위나 자격증 따는 계획에 골몰하면서 일부러 일을 만들어 괴로워한다.

국가적으로도 한국은 Maximizer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강렬한 변화와 상승의지는 어떤 의미에선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다. 한국에서는 남과 비교하고, 남과 비교당하기 때문에 행복을 좇아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여유가 쉽게 허용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인들 중에는 [승진도 싫고 더 많은 보수도 싫다]며 과감히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로 가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미국에서도 삶의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그 경쟁에서 과감하게 탈퇴해도, 패자로 굴러떨어지지 않고 다른 의미를 찾아 살 수 있는 사회적 안전장치와 탈출구가 있다. 또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존중해준다.

성공이나 행복의 정의는 각자가 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어느 형이 많을까? 한인 1세들은 Maximizer형이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반면 한인 1.5세나 2세들은 구분이 더욱 복잡해진다. 이들 중엔 자신이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니라는 자괴감에 빠진 경우도 적지 않다. 한인 1.5세, 2세들은 부모세대보다 미국사회를 더 잘 알고 돈 버는 능력도 더 뛰어나다. 부도직전의 부모가업을 물려받아 성공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런데 작년에 LA한인사회에서 발생한, 초대형 금융사기사건의 장본인 2명이 모두 한인 1.5세다. 이들의 기업 운영방식은 상도덕이 결여된, 소위 [한탕주의] 그 자체다. 그것도 초기엔 한인 1세 투자가들의 신용을 얻은 후 수천만불의 투자금을 마음대로 전횡하고 횡령했다. [Maximizer]의 실패형이다.

한국이 낳은 조선시대의 거상 임상옥은 상인으로서는 Maximizer형에 더 가깝게 살았지만, 정신적으로는 Satisfier형이었다. 그에게 돈을 버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더 높은 차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다. 또 그는 돈을 버는 과정도 중요시 여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여겼다. 사람을 얻기위해,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기업을 일구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Maximizer형의 삶을 살았지만 그는 Satisfier형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누린 것이다. 거기에다 명예와 존경까지 뒤따랐다.

Maximizer냐, Satisfier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누구나
양쪽의 점을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면 제 2, 제 3의 임상옥이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