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 펴낸 강주성대표

◇“환자권리, 알면 찾을 수 있습니다”◇

1999 백혈병에 걸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첫날은 자포자기한 상태로 아무것도 없었다.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자포자기 상태도 하루뿐, 자식들을 생각하니 정신이 들었다. 3개월 여동생의 골수를 이식 받게 되었다. 백혈병은 골수 이식 후에도 사망하는 경우가 과반수에 이른다. 골수 이식을 1년간 먹고 토하길 반복했다. 적어도 2~3년은 음식을 조절하며 투병생활을 해야 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했다. 아내는 간병을 하느라 자식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돈벌이도 없는 처지에 치료비만 20003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거기에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를 최대한 아껴 쓴다고 해도 1억원 정도는 같다. 생명을 되찾은 환자는 그나마 낫다. 가족 명이라도 병에 걸리면 집안은 거의 풍비박산이 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선 더욱 그러하다. 약값이 없어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이들을 차마 보기 힘들었다. 의료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강주성 대표의 말이다.

                                                                 

골수이식으로 건강을 되찾았지만 눈물이 나지 않아 눈물 약을 넣어야 하는 강주성 대표.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환자들의 권리를 찾아 나선 것일까.
문지식이 없기에, 생명의 끈을 쥐어 잡고 있는 병원이기에 불만을 갖고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아무 소리를 낸다. 건강만 되찾아 준다면 하는 바람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이 시키는 대로 아무 정보 없이 검사를 받고 주사를 맞고 이리저리 휘둘리다 보면 치료 청구되는 비용이 터무니없다.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야 한다.
환자들의 답답함을 《대한민국 병원 사용설명서》라는 책을 통해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는건강세상네트워크강주성 대표.
생명의 빛을 얻게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죠. 환자들이 이상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는 2001년부터한국백혈병환우회 만들어 백혈병 치료제인글리벡약값 인하운동을 벌였다. 덕분에 알에 25000 하던 지금은 10분의 1 줄었다. 그리고 2003 보건의료 문제에 대해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 만든 것이 보건의료 운동 단체인건강세상네트워크.
 “
골수이식으로 건강을 되찾았지만 몸은 예전 같지 않아요. 눈물이 나지 않아 하루에 열두 눈물 약을 넣어야 하죠. 그래도 저는 생명을 구했으니 행운아죠. 약값에 허덕이며 하루하루 고통을 이겨내는 환자와 가족들을 보기 안쓰러워요. 약만 먹어도 있는데 약값이 없어 죽는 경우도 많죠.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값이 달에 300만원이 들어요. 이것을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니 터무니없죠. 의료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발벗고 나선 겁니다.”
대표는 병원이 환자를 어떻게 속이고 폭리를 취하는지 등을 알리고, 올바른 의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환자를 속이는, 그래서 가난한 사람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현재의 의료 문제들에 대해 속속들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법 청구의 대명사, 선택진료비
그렇다면 병원에서 환자들을 어떻게 속이고 폭리를 취한다는 것인가.
그는 우선 선택진료비(예전의 특진료)의 사례를 설명했다.

“거 의 대부분의 병원이 선택진료비에 대해 불법 청구를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환자가 의사를 선택하면 비용을 더 지불하게 되어 있는데 다른 의사들에게 각종 검사를 받는 것부터 마취까지 선택진료비로 청구하고 있습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불법이 저질러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현재 불법 청구된 선택진료비와 진료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을 통해 심사 후 되돌려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들이 환자들에게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이를 취하하게 만든다고 강 대표는 지적한다.
“진료비를 심사해달라고 하면 비용을 돌려 받을 수 있죠. 그런데 돌려 받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환자들이 잘 모르기 때문이죠.”
보험에 적용되지 않는 항목인 비(非)급여 부담금도 병원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분야다. 의료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비급여 부담금은 상급 병실료, 선택진료비, 각종 최신 의료기술과 첨단장비, 희귀 약품 등이 해당된다.
“산부인과 초음파 치료비는 2만원에서 7만원까지 다양한데 가격 기준도 없을 뿐더러 모두 비급여입니다. 건강보험공단에 신고가 되지 않아 매출이 얼마인지 알 수가 없죠. 때문에 최근 병원이 상업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 대표는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태반주사에 대한 예를 들었다. 태반주사는 갱년기, 간 기능에 효과가 있다고 식약청에서 허가가 나 있다. 하지만 최근 미용, 성 기능 등에도 효과가 있다며 비싼 금액으로 환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임상시험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의료사고, 피해자가 백전백패

그 는 의료사고가 날 경우 피해자는 백전백패라고 단언한다. “과실 여부를 의학에 대해 무지한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인데, 실제 피해자가 이를 증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특히 병원들이 치료비가 많이 드는 중증질환자에게 입원보증금과 보증인까지 요구하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병원에서 환자에게 처방전을 한 장만 준다는 것. 의료법상 두장을 발행해야 하나 대부분의 병원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약국에 주는 것 외에 한 장은 환자가 보관했다가 부작용 등 응급상황이 벌어질 때를 대비해 쓰라는 차원에서 정해진 법이다.
그는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국민 위주의 시스템으로 바꾸려면 국민들의 의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누 구나 큰 병에 걸릴 수 있고 환자로 병원에 갈 수 있습니다. 올바른 의료 이용을 위한 지침을 알아둬야 손해 보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개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과 환자들이 모여 목소리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